필리핀, 보홀.
워낙 다이빙으로 잘 알려진 곳이라 뭐 더 이상 자세한 소개가 필요 없겠지요.
이번에는 자세한 여행기라기 보다는 그냥 제가 이번에 다녀온 경험 몇가지 생각나는 대로 적어봅니다.
이번에 보홀에서 그동안 온라인으로만 알고 지내던
Jim Spears라는 분을 그곳에서 몇번 만나고 다이빙도 한번 같이 했습니다. 이전에 하와이에서 살았고 그곳에서 카약을 사용하여 솔로 다이빙을 많이 하던 분으로 혼자 다이빙하면서 겪은 여러가지 경험을 많이 얘기 해 주었습니다.
지금은 은퇴하여 보홀에 살고 있고 그곳에서도 좋은 수중 사진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이 떠나기 전날 저녁식사를 같이 하면서 묻더군요. "다시 오고 싶은 곳인가?"
"예"라고 대답하긴 했는데 앞으로 새롭게 가보고 싶은곳이 너무 많아서 언제 또 다시 갈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 숙소
어느 정도 기간의 여유가 있는 자유 여행이라면 여유를 가지고 자신에게 맞는 숙소도 직접 찾아보고 다이빙 샵도 꽤 많으니 직접 고르는 것이 가장 좋을듯 싶습니다.
저희 가족이 처음 이틀을 사용했던
Lost horizon은 해변에 위치한 숙소이지만 그만큼 가격이 높고 항상 시끌벅적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옮겨서 나머지 일정을 보냈던 곳은
Alona Studio라는 곳입니다.
해변에서는 거리가 꽤 되지만 오토바이를 렌탈했던 저희 가족에게는 아주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일단 게스트가 많지 않아서 항상 조용했고 해변가의 숙소들에 비해서 절반 이하의 가격에 방은 세배는 넓었으니까요. 스탭들도 모두 가족과 같은 분위기에 친절했구요.
이곳에 머문지 일주인가 되었던 때에 주인장이 이런 바베큐 파티를 열어주었습니다.
* 음식
저희 부부와 4살짜리 아이는 아주 다행히도 어느 여행지를 가던지 아무 음식이나 가리지 않고 먹습니다. 레스토랑이 불편하고 동네 식당이 편한 그런 타입이에요. 보홀에서도 대부분의 끼니를 동네 로컬 식당에서 해결 했습니다.
밥과 몇가지 반찬등, 인도네시아에서 먹던 스타일 거의 그대로였고 가격도 한화로 몇백/천원 밖에 안해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딱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저나 인도네시아인인 제 아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매운 음식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놀랐게도(저는 더운 나라 사람들은 다 맵게 먹는줄 알았거든요) 이곳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더군요.
* 다이빙과 다이빙 오퍼레이터
제가 다이빙 샵을 고르는 기준은 얼마나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가 입니다.
샵 매니저나 직원과 대화를 하면서 샵을 둘러보면 대략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겠구요. 제 장비를 모두 가져갔습니다만 그곳의 렌탈 장비들을 봐 두는것도 그곳의 전체적인 관리 상태를 짐작할 수 있겠죠. 이곳이 적당하겠다 싶으면 제일 먼저 확인하는 곳은 컴프레셔 룸입니다. 내가 마시게될 할 공기가 어떤 환경에서 주입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오퍼레이터를 고를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포스트에도 썼습니다만 처음 이틀은
bohol fun divers를 이용했고 그 후에는 계속
SeaQuest를 이용 했습니다. 양쪽 다 문제 없었고 잘 운영되는 곳이라고 느껴졌습니다.
SeaQuest와 근처에 Sea Explorers는 방카(대형 보트)를 여러대 운영하고 있어서 저 같이 혼자 온 다이버도 그날
가고 싶은 곳을 고를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여러 다이버가 함께 간다면 그날 일정을 직접 만들 수 있어 더욱 좋겠죠.
이곳의 포인트들은 모두가 직벽 다이빙이었고 모래는 하얀색입니다. 광각, 접사 모두 괜찮다고 판단되지만 접사의 경우 완만한 경사와 검은 모래를 가진 발리(뚤람벤)와 비교하면 그다지 맘에 들진 않았습니다. 제가 다녀왔던 5월중에는 조류가 항상 있었고 시야도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현지 DM말로는 2~3월중에 시야가 가장 좋다고 하더군요.
발리카삭에서 함께 다이빙했던 Roger Carraway (Padi Instructor & Videographer)
한가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mooring (정박선, 선박을 조류에 흘러가지 않도록 고정하는 줄)입니다.
작은 스피드 보트의 경우에는 닻을 아무대나 마구 던져대는 일도 있었고 큰 보트들은 수중에 설치되어 있는 정박선을 사용하였는데 제가 보기에는 여기저기 너무 많이 설치되어 있는데다가 설치 방법도 잘못되었더군요(다음 사진을 보세요). 원래는 수중 드릴을 사용해서 경산호나 바위에 구멍을 내고 거기에 고정 시키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이렇게 밧줄을 대충 묶어 놓았는데 이게 헐거워서 조류에 흔들리면서 주변 산호초를 깍아냅니다. 더군다나 이런식으로 설치된 줄이 여기 저기 쓸때 없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발리를 예를 들면 꼭 필요한 곳에만 고정줄을 설치하고 먼저 온 배가 이미 사용중 이라면 배들끼리 묶는 방법을 사용하곤 합니다. 불필요하게 자연을 훼손하는 것을 최소화 하는 것이며 어떤 포인트의 경우에는 아예 닻 사용이나 고정줄 설치를 불허해 놓은 곳도 있어서 다이버들이 포인트에 입수하면 보트는 다이버들의 버블을 따라 이동하면서 기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홀에서는 배들끼리 정박선 하나를 공유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닻을 아무대나 던지는것에도 별 의식이 없는듯 하였습니다.
그곳 다이브 오퍼레이터들도 의식있는 사람들일테니 앞으로 이런점은 좋아질 것 이라고 희망합니다.
보홀은 수온이 따뜻하고 다양하며 좋은 수중 환경의 포인트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어렵지 않은 다이빙이라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뭔가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약간은 식상할 수도 있겠구요.
보홀에 또 다시 갈 기회가 생긴다면... 예, 그러고 싶습니다. 충분히 그럴만한 매력적인 곳이고 여러가지로 만족한 다이빙 여행이었습니다.